말은 펜보다 강하다/레일 라운즈

 

 

 

 

 

 

 

말은 펜보다 강하다

 

 

 

/레일 라운즈

 

 

  조지 부시 대통령은 방대한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화려한 장정의 책을 출간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유권자들을 훨씬 더 강력하게 사로잡을 수 있다.

 "임기가 끝날 때가지 세금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습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면, 말은 펜보다 강하다.

말 한 마디가 수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거나 울리고,

기립해서 커다란 박수갈채를 보내게 만들기도 한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세상을 움직여온 사람들은 모두 뛰어나 웅변가였다.

 

  뛰어난 웅변가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들은 보통사람과 똑같은 신체구조를 갖고 있을 뿐이다.

다만, 그들은 자신의 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 아는 감각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면 남다른 체력과 체격을 타고나야 하고

가수가 되려면 리듬감과 좋은 목소리를 타고나야 한다.

하지만 웅변가는 누구든 노력만 하면 될 수 있다.

선천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대체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웅변가들은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 가능했다.

  물론 당신은 웅변가까지 될 필요는 없다.

종종 회사 동료를 설득하거나,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거나,

이번 휴가 때 어디를 갈 것인지 가족들을 설득할 때

효과적인 말솜씨를 갖추고 있으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솜씨를 절차탁마할 것인가?

 

  첫째, 상대에게 낯선 감각을 제공하라.

 

  배리 파버는 라디오 토크쇼의 달인이다.

그는 청취자들에게 절대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같은 의미의 표현이라도 늘 낯설고 새로운 감각을 청취자에게 제공한다.

그는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라는 표현 대신

'낭떠러지 끝 그루터기에 코를 감고 매달려 있는 코끼리'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름다운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라는 표현 대신

'그녀를 본 순간, 눈알이 튀어나와 시신경 끝에

 대롱대롱 걸려 있었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둘째, 농담과 유머가 안 먹혔을 때를 대비하라.

 

  화술의 대가 릴리 월터스는

 자신의 농담과 유머가  반응이 없을 경우

 다음과 같이 대비한다.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서 좀 식히느라 썰렁한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혀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 말이 끝날 때까지 질문을 참아주신다면

   당신의 참을성에 정말 탄복하겠습니다.

   이따가 집에 갈 때 저랑 따로 한잔 하시죠."

 즉 뛰어난 웅변가들은 자신이 빠질 수 있는 함정에 대해 고려한 다음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막힌 문장들을 갖고 있다.

 

  셋째, 사람들이 잘 안 쓰는

          직유법을 활용하면 대화가 풍성해진다.

 

 '종달새처럼 기뻤어요' 라는 표현 대신

 '처음 아이스크림을 맛본 아이처럼 기뻤어요' 라고 하라.

 '대머리독수리처럼 머리숱이 얼마 없어요' 라고 하기보다는

 '갓 입대한 해병처럼 머리가 시린' 이라는 표현을 써라.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라는 표현 대신

 '기름 속을 헤엄치는 장어처럼 조용하다'라고 하라.

 

  넷째,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표현을 활용하라.

 

 '죽음과 세금처럼 확실한' 이라는 표현 대신

 '여름휴가 때 해변으로 몰려드는 차량처럼 확실한' 이라고 하라.

또는 '네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는 그림자처럼 확실한' 이라고 하라.

 

  이상과 같은 4가지 표현법에 대해 숙지하면,

당신은 상대를 큰 소리로 웃게 만들 수 있고, 뜻밖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울러 "....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라는 문장과 함께 말을 시작하지 마라.

나는 현금흐름이 썩 좋지 않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주주들에게

어떤 기업 경영자가 구사한 농담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걱정일랑 붙들어 매세요. 우리가 채권단에게만 돈을 갚지 않으면

  몇 년이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금은 충분합니다."

    그는 긴장을 깨뜨렸고,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하지만 유머는 그가 처음 구사한 것이 아니다.

코미디언 재키 메이슨이 관객들 앞에서 구사한 유머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만일 그가 "코미디언 재키 메이슨의 농담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면 효과는 반감되고 말았을 것이다.

 

  연단에서 수많은 사람을 바라보고 있든,

그릴에 바비큐를 요리하면서 가족을 쳐다보고 있든,

당신은 웅변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술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뛰어난 웅변가들의 노하우가 담긴 책들을 철저하게 살펴

좋은 표현과 진주처럼 빛나는 지혜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들을 습득하라.

멋진 표현을 리듬감 있게 만들고,

더욱 뛰어나게 만들고, 큰 소리로 웃게끔 만들어라.

  무엇보다 그것을 '상황'에 연결시켜라.

 

   - <사람을 얻는 기술 /레일라운즈 지음 /임정재 옮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