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롱펠로(Longfellow. 1807~1882)
바람이여, 나를 잠재워다오.
변덕스러운 그대 목소리 가냘픈 풍금소리* 같구나
헤르메스가 아르그스의 백 개의 눈을**
수금(竪琴)으로 깊은 잠에 빠지게 했듯이.
나는 너무 많은 수고로
짓눌려 피곤하구나.
너무 많은 근심으로 마음 산란하구나.
머리엔 쇠로 만든 고뇌의 왕관이 씌워져 있고
그대 부드러운 손을 내 이마와 볼에 얹어다오.
오 평온한 잠이여! 내 고통에서 벗어나
거침없는 숨 몰아 쉴 때까지.
죽음이 큰 신비라면
그대를 신비의 의식(儀式)으로 불렸던
아 옛 그리스인들의 미묘한 말뜻이여!
* 아이올리아의 하프(Aeolian harp)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 아이올러스(Aeolus)의 악기로
바람이 불면 저절로 소리를 낸다는 신비한 현악기.
** 헤르메스(Hemes)는 수금(Iyre)의 발명자이며 신의 사자(使者).
아르고스(Argos)는 백 개의 눈을 가진 목자(牧者).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남편이 아름다운 강의 님프 이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에 질투를 느껴 아르고스에게 백 개의 눈을 주어
이오를 감시하도록 했으나 헤르메스가 그의 악기로
아르고스를 잠재워 이오를 훔쳐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아르고스의 백 개의 눈은 공작의 꽁지깃의 무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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