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
롱펠로
하늘의 가슴으로부터
흔들리는 구름의 옷자락으로부터
헐벗은 갈색 숲 위에
추수 끝난 쓸쓸한 논밭 위에
천천히 소리없이
부드러운 눈 내리네.
우리의 구름 같은 환상도
어느새 거룩한 모습을 띠고
우리의 근심어린 가슴도
하얀 얼굴 앞에 고해(告解)를 하며
괴로움에 찬 하늘이
제 슬픔 드러내네.
이것은 천천히 소리없는 음절로 꾸며진
하늘의 시.
이것은 오래 흐린 가슴에 쌓여 있다가
숲과 들에게
속삭이며 밝히는
절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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