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영혼의 친구

시베리아로 간 남쪽 제비/로버트 스트랜드

샬롬이 2012. 12. 10. 14:22

 

 

 

 

 

 

시베리아로 간 남쪽 제비

 

 

 

/로버트 스트랜드

 

 

 

  12월 8일 : 첫눈이 왔습니다.

아내와 나는 뜨거운 코코아를 마시며 사진이 걸려 있는 창가에 앉아,

눈발이 나무와 땅에 내리는 모습을 보았지요.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12월 9일 : 우리가 자고 일어났을 때,

하얀 크리스탈 양탄자가 깔린 세상을 보았습니다. 환상적이었습니다.

모든 나무와 관목들은 아름다운 하얀 망토를 두르고 있었지요.

몇 년만에 처음으로 눈을 치워냈고, 또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제설차가 지나가면서 내가 닦아놓은 길을

도로에서 치운 눈으로 다시 덮어 버렸지요.

그러자 운잔사는 미안하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나는 괜찮다는 인사를 하며 다시 삽질로 깨끗이 정리하였습니다.

 

  12월 10일 : 전날 밤에는 눈이 8인치나 더 왔고,

기온은 영상 2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나는 다시 삽으로 도로의 눈을 치웠는데,

대부분의 눈 빛깔은 갈색 빛이 나는 회색이었습니다.

 

  12월 11일 : 눈이 낮 동안에 녹아서 진흙탕이 되었다가,

기온이 떨어지자 다시 얼음으로 변했습니다.

차 두 대를 위하여 스노우 타이어를 구입해 뒷좌석에 실었지요.

그런데 그만 그 타이어가 내 등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지압사에게 175달러를 주고 진찰을 받았는데

아무 데도 부러지진 않았습니다. 더 많은 눈이 올 것 같습니다.

 

  12월 12일 : 아내는 자가용을 팔고 출되근용으로 4륜 구동차를 구입했는데

그만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말았습니다. 지난밤에 눈이 10인치가 왔습니다.

냄새나는 제설차가 오늘만 해도 두 번이나 다녀갔습니다.

 

  12월 13일 : 영하 10도입니다. 쓸데없이 눈이 많이 옵니다.

우리집 마당에 있는 나무와 관목 가운데 상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더욱이 밤사이에 전기가 나가서 양초와 기름 난롤로 추위를 쫓아야만 했지요.

그러다 난로가 스러지면서 불이 났습니다. 다행이도 겨우 불을 끄긴 했지만

손에 2도 화상을 입었고 눈썹이란 눈썹은 몽땅 다 태워 버렸지요.

더군다나 차가 응급실로 가는 도중에 빙판이 미끄러져 엉망이 되었습니다.

 

  12월 14일 : 지겨운 눈이 계속 왔습니다.

그 멍청한 우편함을 뒤적여 보기 위하여 있는 대로 옷을 껴입어야 했습니다.

만일 바보 같은 제설차 운전사를 잡기만 한다면,

가슴을 칼로 쭉 째서 심장을 끄집어낼 것입니다.

그는 마치 나와 숨바꼭질을 하며 내가 눈을 치워 놓으면 어딘가 숨었다가

다시 나와 길을 덮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전기는 여전히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실은 얼었고 지붕이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12월 15일 : 8인치도 더 되는 지독한 눈과 진눈깨비에 얼음이 밤새 생겼습니다.

얼음을 깨는 도끼로 제설차 운전사를 때리고 싶었지만 그는 곧 사라져 버렸지요.

아내는 떠났고, 차는 시동이 걸리질 않습니다.

눈을 하도 많이 봐서 눈이 아플 지경입니다.

발가락은 동상에 걸렸고, 몇 주 동안 햇빛을 보질 못했지요.

기상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눈이 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에 체감 온도는 영하 38도입니다. 다시 남부로 가야겠습니다.

 

 

눈이 쌓아 둔 창고에 들어간 일이 있느냐? <욥기 3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