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늬
/작은천사
가을 햇살이 한 줌이라도 더 내려 주어 채소들과 식물들에게
영양 공급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배추잎도 한겹씩 불러 나가는 재미로 푸른 잎에 정성을 다하고
그 옆으로 심겨진 가지나무와 늙은 호박줄기도 가을빛이 좋아서 꽃을 달아
작은 열매로 자라는 모양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여러마리의 꿀벌들과 얼룩나비,노랑나비, 흰나비, 나방나비들이
따스한 볕에 온몸을 부비며 이쪽 저쪽 방개꽃을 옮겨 다니며
봄이 시작되었는양 착각한듯 파밭에 서로 어우러져 신이났다.
나비들과 벌들이 서로 꽃을 차지 하려고 하다가 눈치를 보기도 하며
살짝씩 감정을 상하게 하다간 반짝이는 날개에 스칠 때엔 날렵하게 피하기도 하는
요령이 있어서 상황 판단을 잘 하는 지혜로운 자 같아 보였다.
그중에 보랏빛 방개꽃 사이에 앉아서 무엇인가 찾으며 연신 날개짓을 하고 있는
담갈색의 얼룩무늬 나비 한 마리를 살째기 렌즈에 담아 봤다.
그 옆엔 점이 찍힌 노랑나비도 날개 한 쪽이 드려나 순간포착의 묘미를 느꼈다.
정신없이 꿀을 채취하는 진지한 더듬이의 재빠름과 날개에 빼곡하게 새겨진 로고의
둥근점과 사랑점, 십자가 형상은 신비로움의 자체이기도 했다.(숨은 그림 찾기)..ㅎ
한낮의 햇살은 열매마다 고운 색깔로 영글게 하고
남은 꽃잎들은 찬서리 오기 전에 실핏줄을 다독이며 저녘을 맞이하였다.
노을을 바라보는 심정은 누구나 평온과 서러움이 교차하기도 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희망적인 절규처럼......
희망의 보금자리는 잃지 말아야 삶의 미래는 서광이 빛나리라 믿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 앞에 자신의 영과 혼을 재 정립하며
새로운 진취적인 방향을 향해 나아 간다면
미래는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퇴근시간의 기찻길로
사랑하는 님의 오는 발자국 소리는 정겹다.
하루종일 평발로 계단을 오르며 지친 마음과
육신의 피곤함이 눈으로 확인되었다.
"힘드셨지에?..."
"아니..."
그는 언제나 짧막한 단시조처럼 대답한다.
'밥줘' '묵자','자자' '더줘', '또' '뭘' '도~' 마~'.....등등..
경상도 사투리의 특유한 리듬은 액센트를 넣은
스타카토보다도 더 짧은 스타카티시모다.
모임에 어울릴땐 시근방정(?)농담도 재미있게 하지만..
신문사랑 ..책사랑...시조사랑...노래사랑...
관심 있는 분야를 옆에 두기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적인 사랑의 눈빛이 사라진 무표정은
아무리 가득찬 지식 주머니를 만들어 차고 다닐지라도
가정에서의 효과적인 사랑의 말과 태도가 없는 집착은
실용적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랑의 간격을 좁혀주지 않는
깨어질듯한 둔탁한 꽹과리의 울림이 되지 아니 할까???...
오늘따라 지쳐 보이는 그가 도야지가 생각난단다.
그가 원하면 무엇인든지 시행하리라는 충심(?)으로
용의 나무조각과 호랑이의 위엄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맛난 단골집으로 직행하여
숯불 위에 놓인 찌걸~거리는 맛난 고기를 자르고 상추쌈에다 마늘도 얹어
말문으로 속히 전달하고 있어 속에 막혔던 곳으로 생산적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어~힘난다!" 참이슬 대신 ..까만 음료수를 들이키면서도 좋아 하신다.~ㅎㅎ
"윤활유 역할을 하는 기름을 쳐야 말이 나오지에~~"
쫑알대는 종달새가 되어 어느새 싹쓸이를 할 즈음..
이게 왠일인가? 한반도가 눈 앞에 있질 않는가?
"아! 이거 한 보이소! 희한하지에!~" "마~ 묵으라마~"
그는 묵묵하게 나물과 생채가 담긴 넓은 밥그릇에 된장을 넣어
손수 비벼 만든 것을 내밀며 다정한 눈길로 권했다.
사랑의 무늬는 두 가슴에 넘쳐나서 가을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언제나 우리들의 깊은 마음 속에서 항상 변하지 않는
아가페의 십자가 사랑!!! 부부의 사랑!!!
나라 사랑의 무늬를 새기며
짧은 가을 날을 지혜롭게 슬기롭게 대처하며
사랑의 열매를 생산하리라~
- 감탄사를 태극기처럼 휘날렸던 날에 ^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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