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골목길의 애환(哀歡)/작은천사

샬롬이 2011. 5. 26. 10:54

 

 

 

 

 

골목길(歡)

 

 

/작은천사

 

 

 

   뽕잎의 잎사귀 사이로 오디가 아직 푸른빛을 띄어 아주 작은 열매가 맺혀있고

산나리꽃 줄기와 잎들이 층을 이루어 잎사이마다 까만 알을 품고

싱싱하게 계단에 올라가는 모양으로 층을 이루어 얼굴은 아직 감추고 있었다.

   골목길의 환경은 봄이 시작되고 부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아서 질서를 지키며 경쟁 속에서도 등수에 관심을 갖지 않고

주인이 얼마나 이쁘하나에 늘 집중으로 신경을 쓰나 보다.

만날때마다 "아유 이뻐!!! 어쩜 이렇게 고운 새깔을 만들었니.? " 라고

칭찬을 해 주면 꽃들도 알아 듣는지 살랑살랑 흔들어대며 웃어준다.

  이렇게 항상 반기며 서로의 느낌으로 꽃들과의 교류는 일과 중의 하나이다.

며칠전, 주일을 지나 원으로 갔는데 막연자실하고야 말았다.

좁은 골목길에 붓꽃들은 파헤쳐 내동이쳐져 있고 보도블록들이 흙으로 뒤덮여 있고

하얀 벽에는 흙탕물이 칠해져 있어서 너무나 놀랐다.

그나마 반 지도 모양의 사철나무는 파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누구의 소행일까?.... 알고 본즉...

   수도 누수 감시팀이 땅 속에 묻혀있던 수도관이 터져서 고쳤다고 하셨다.

그런데 블록을 제대로 마무리를 잘 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다니는데 불편하여

담당자께 연락을 취하니 진흙을 다져 넣고 그 위에 모래를 넣어 수평으로

잘 고른 다음에 똑바르게  두칸씩 잘  마추어 주셨다.

어떻게 보면 속이 상했지만 새로 단장되어 반듯하니 전화위복된 셈일까... 

아자씨 왈 "비가 오면 또 밑으로 깔아 앉아서 고르게 되지 않을 건데요..."

그런데 오늘 비가 오고야 말았다. 걱정이다.~~

한편~잘 다져져서 더욱 단단해지리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 본다.

 

    우리 골목길 안 쪽에는 노부부 두분이 살고 계시고 그 위 쪽에는

꽁지머리 아자씨가 아들들을 데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는데

불편하시지 않아야 될텐데........

골목길은 언제나도 숨을 쉬며 모든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호해 주며

든든하게 지켜주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길은 더 반듯하게 되었으나 연한 꽃들이 꽃대가 부러지고

뿌리까지 뽑혔으니 너무나 안스럽지만 뿌리는 다시 심어 주고

꽃들은 집으로 데리고 와서 플롯과 어울려 슬픈 곡조를 부르고 있다.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창밖으로 부르기도하고....

    산을 향해 <산>을 찾으며 호소하기도하고...

    바다를 생각하며<돌아오라 소렌토로>의 낭만을 떠올린다.

 

 창 밖의 빗속에서도

 붉은 넝쿨장미꽃들이

 <메기의 추억>을 들려 주고

좁고 짧은 골목길이지만 

세월의 흔적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애환의 발자국들이 잠들어

기쁠때나 슬플때나

깨우기만 하면 가슴에 들어온다.

 

오늘도 비가 내리는 골목길에

우산을 받쳐주며 소꼽장난 하듯이 재미있게 

아이들과의 피아노소리와 함께

쿵당거리는 소리에 삶의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