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에서 (1)
봄비가 오락가락 하던 5월 어느날,
재빛으로 물든 하늘처럼 울적한 마음으로
작약꽃이 한창핀 읍성에 들렀다.
성벽에 바람따라 날리는 깃발들은
누구가 왔는지 감시라도 하듯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꼼꼼하게 자신들의
의무를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는 듯 보였다.
군락을 지어 붉게 물든 작약꽃 무리들도
방긋거리며 코로나로 시달리는 마음을
금새 알아 차리고 위로해 주고 있어
너무 감사함이 넘쳤다.
"꽃들아! 올해도 변함없이
곱게 피어 주어 넘~ 고마워!"
"제발! 예쁘다고 멋대로
꺽지랑 말아 주오"
"망대에서 읍성을 지켜주는
든든한 용사들이 있으니
아무 걱정말거레이~"
"이곳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탐방객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어
정말 넘~ 기쁘다 아임니꺼!"
그곳 인공으로 만든 얕은 연못에는
그 옛날 제자 이름과 같은 수련꽃들이
별빛과 같이 작은 노오란꽃들과 어울러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고 있었다.
어릴 때 유난히 피아노도 잘 치고
그림도 뛰어나게 그리던 그 아이의 얼굴이
미소지으며 떠올라 그리움이 밀러왔다.
연못옆의 오솔길에는 클로버꽃들이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아 보라고 가던 길을
멈추게 해서 쭈구리고 앉아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꽃들에게 둘러싸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기도 했다.
"승리는 노력과
사랑에 의해서만 얻어진다.
승리는 가장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사람에게 간다.
어떤 고난의 한가운데 있더라도
노력으로 정복해야 한다."
- 나폴레옹(Napoleon,
1769.8.15~1821.5.5). 프랑스 군인,
황제, 포병장교, <나폴레옹 법전> -
귀한 네잎클로버꽃을 보면서 55년전,
전방에서 복무하는 외동 아들를 위해 새벽마다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여
<산골짝의 등불>의 노래를 불러봤다.
오늘날에도 군에 보낸 아들을 위해
염려하시는 부모님들의 기도는 강건하게
군복무를 잘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길
간절한 눈물이 되어 가슴을 적셔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눈동자와 같이
항상 지켜주실 줄 믿는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을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시편 121:5-8)
참새들도 연잎에 앉아 수련꽃을
괴롭히는 벌레들을 잡아 주기도 하고
만발하게 핀 작약꽃들 가지에 매달려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것만 같았다.
아름다운 5월이 가기전에 사랑의 노래를
불러 주며 오래도록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꽃들의 시간은 너무 짧아서
아무도 붙잡지를 못해 아쉽기만 하였다.
한편, 클로버꽃들마다 사랑의 인사를 하는
꿀벌들은 행복을 만들며 살아가라고
네잎클로버를 찾아 기뻐하는 자에게
윙윙거리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행복도 하나의 기술이다.
즉, 자기 자신 속에서
발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 칼 힐티(Carl Hilty, 1833-1909)
스위스 사상가, 법학자, 정치가,
<행복록><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
- 읍성에서 그리움을 담아~ 德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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