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이런
1
『우정』이든『사랑』이든 좋다
그것이 우리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때
『진실』이 파뜩 바라보는 눈 속에 나타나 있을 때
아무리 사람의 눈을 속이려 해도
그러나 애정이 있고 없는 증거는『눈물 』에 나타나 있다
2
미소라는 것은
미움이나 공포에다 가면을 씌워
다만 위선자의 계략에 불과한 것이 너무나 많다
본심이 말하는 눈이 잠시동안이나마
한 방울의『눈물』로서 흘려있을 때
나에게 주어다오 그 정다운 한숨을
3
따사로운 『자비』의 빛은
이 세상의 우리들을 향하여
잔인한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영혼의 가야할 길을 비추인다 --
『애련(哀憐)』은 이 덕이 느껴진 곳이라면
어디서건 순식간에 속아서
그 미덕의 이슬이 한 방울의
『눈물』이 되어 넘쳐 흐르는 것이다
4
푸른 파도의 반짝임은 한 방울의
불어대는 거센 바람에 돛을 달고
거치른 험한 파도를 넘어
곧장 대서양을 가야 할 비운에 빠진 저 뱃사람이
이윽고 곧 스스로의 무덤이 될
바다의 파도 위에 시선을 돌릴 그 때에는
푸른 파도의 반짝임은 한 방울의
『눈물』과 반짝이는 것이다
5
『용사』란 것은
그『영광』스런 로맨틱한 생애에서
상상의 꽃다발을 얻기 위해
죽음따위 두려워 않고 나아간다
그러나 그는 전투에 쓰러진
적을 팔에 안아 일으켰을 그 때에는
그 상처의 하나하나를 한 방울의
『눈물』로 씻어 주는 것이다
6
그러한 그가 붉은 피 흐르는 창을 내어 던지고
가슴 뛰노는 높다란 긍지를 품고
스스로의 신부 집으로 귀환한 그 때에 --
사랑하는 이를 팔 속에 안고
그 눈에서 흐르는 『눈물』에 입맞출 때에
싸움의 노고는 남김없이 보상되는 것이다
7
내 청춘의 그리운 무대여!
『우정』과 『진실』과의 의자여!
그러한 고향에서 나는 세월이 가는 줄도 잊고
『사랑』을 구하였던 것이었다
고향과 이별하는 것이 괴로와 나는 울었다
마지막 눈길을 주기 위해 나는 돌아 보았다
그러나 한 방울의『눈물』때문에
그리운 첨탑마저도 볼 수가 없었다
8
지금은 벌써 나는 나의 맹세를
그리운 메어리에게 말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하지만 그리운 메어리의 지난 날
그처럼 사랑하던『여인』이여
그리운 정자 그늘에서
사랑스런 메어리가 한 방울의『눈물』을 흘러
나의 맹세에 응해주던 그 때의 일이 지금 생각이 난다
9
그 사람은 다른 남자의 것이 되었지만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아라!
메어리의 이름은 지금껏 나는
진심으로 존경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한 방울의『눈물』로서
그이의 배반을 용서해야만 한다
10
아아 그대들 나의 진정한 벗들이여
그대들과 지금 헤어짐에 앞서
내 가슴에는 다음과 같은 희망이
다가와 마지 않는 것이다 --
만일 우리가 이 시골의 은신처에서
다시 만나는 날이 있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헤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한 방울의『눈물』을 닦으며 만나자꾸나
11
나의 이 영혼이
밤의 세계로 날아갈 적에
나의 시체는 관 위에 누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나를 태운 재가 깨끗이
없어져버린 부덤 가를 지나갈 때
아아! 그대들은 한 방울의 『눈물』로서
무덤의 흙을 적시어다오
12
이 장려한 비애에는
『허영』의 자식들이 다투어 세우는
대리석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
만들어진 명성으로
나의 이름을 장식하지는 말아다오
나의 구하는 모든 것 나의 원하는 모든 것
그것은 오로지 한 방울의『눈물』뿐
- 소녀의 기도/바이런
1969년 11월 5일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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