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걸어 다니는 종/괴테

샬롬이 2019. 5. 3. 06:47





걸어 다니는 종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

Johann Wolfgang von Goethe






옛날에 절대 교회에

가려하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일요일이면 늘 들판에

나갈 궁리만 했다.


어머니가 말했다."종이 울린다

널더러 오라는 거야,

너 이렇게 가지 않는 버릇 들면

종이 와서 널 데러간다."


아이는 생각한다. 종이야

저기 높은 곳 종루에 걸려 있는데 뭘.

아이는 들판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마치 학교를 살짝 빠져나온 듯.


종, 종은 더 울리지 않아

어머니가 뻥친 거야.

한데 이 무슨 놀란 일인가! 뒤에서

종이 건들건들 따라오고 있잖은가.


건들건들 오고 있는데, 믿을 수 없을 만치 빠르다.

겁에 질린 가엷은 아이

달린다. 꿈속에서처럼

종은 아이를 덮을 기세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내달린다.

잽싸게, 달린다

초원과 들판과 수풀을 지나

교회로, 예배당으로.


그리하여 일요일, 휴일마다

그애는 이 낭패당한 일을 생각하곤

첫 종소리가 몸소 나서서

초대하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다.




- 괴테 시 전집에서-

<전영애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