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소네트 89/셰익스피어/피천득 옮김

샬롬이 2016. 12. 10. 16:01






소네트 89




/셰익스피어




어떤 허물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절으리라,

그대의 말씀에 구태여 변명 아니 하며

애인이여, 사랑을 바꾸고 싶어 구실을 만드는 것은

내가 날 욕되게 하는 것 보다 절반도 날 욕되게 아니 하도다.

그대의 뜻이라면 아직까지의 친교를 말살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알은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대를 위하여서는 나를 대적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내 사랑할 수 없나니.




-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피천득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