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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나라

소네트 121/셰익스피어

샬롬이 2016. 12. 5. 11:00




소네트 121




/셰익스피어




못된 놈으로 보이기보다는

진짜 못된 놈이 되는 게 낫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런 놈으로 욕을 먹고

진짜 맛도 못 보았는데 남들은 그랬거니 하는

즐거움도 없으니 말이다.

어째서 남들은 타락한 눈으로 보고서

나의 발랄한 혈기에 대해 이죽거리는가?

또는 어째서 나보다도 나약한 자들이

나는 괜찮다고 여기는

나의 약점들을 비뚤어지게 보는가?

그렇다, 나는 나다.

나의 결점을 공격하는 놈들은

저들 자신의 죄악을 드러낼 뿐이다.

저놈들은 꼬부라졌지만 나는 똑바를 수 있다.

저들의 치사한 생각에

내 행동이 비쳐서는 안 된다.


사람은 본시 악하고 악의로 비판한다는 것을

저들이 입증하고 있는 것이 아니랴.




解 * 드물게 남성적인 자기 주장을 만날 수 있은 시이다.

셰익스피어가 그의 친구와 다정히 지나는 것을 보고

둘의 관계를 창피스럽고 죄악스런 관계로

지레 짐작을 하고 이죽거렸던 모양이다.

또는 셰익스피어의 여자 관계에 대하여

구설수가 있었을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는 자기보다는 훨씬 못난 사람들이

제멋대로 짐작하고 이죽거리는 것을 보고,

사람이란 본시 악한 종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소네트집 /셰익스피어/이상섭 역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