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땡감이 삭혀질 때까지의 기다림

샬롬이 2010. 6. 27. 19:23

 

 

 

 

 

 땡감이 삭혀질 때까지 기다림

 

 

 

                                           /작은천사

 

 

 

가물었던 대지에 비가 내린다

장맛비라지만 나무와 꽃들은 반가운 님을 맞이하듯이 좋아한다

 

골목의 정원에도 자연스레 싹을 틔운 빼빼한 산나리들이 쥐눈이 콩알 같은 알을 잎마다 끼고        호랑나비들이 날아 올 날을 기다리며 곱게 싸여진 뽀얀 입술을 다물고 있다

이 꽃들이 활짝 필 때면  붉은 얼굴에 죽은깨 찍혔지만 진한 가루가 나비들을

유혹하며 초여름이  분산스럽기만 할 것이다

이곳 저곳  어디서 와서 떨어졌는지 돌사이의 개망태꽃도 곱기만하고

새로 순이 올라온 장미가지의 홍색 꽃 송이들이 가지에 달려 비의 소리를 듣고 있다

 

유년시절엔 비가 오고 난 뒤 ,집 옆에 흐르는 시냇물 돌사이에 감나무에서 떨어진 땡감으로

대나무 꼬쟁이 꽂아서 물레방아 만들어 돌리며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라는 노래를 하면서 가재도 잡고

개구장이 또래들과 어울러 나무잎 배를 만들어 띄우기도 하며 재미있게 놀곤 했다

 

또 감나무에 달린 땡감이 초복이 지날 무렵엔

가을을 기다리지 못하고 나무에서 떨어진 땡감들을 주섬,주섬 주어다가

작은 옹기에 쌀씻은 뜨물에다 담가서 뚜꼉을 닫고 사나흘이 지나서

삭아진 감을 입으로 베어 먹으면 덞은 맛 나는 것도 있고 달콤한 맛 나는것도 있어서

이것 저것 다 잇빨 자국내어 맛있는건만 골라서 먹어 언니 한테 혼줄이 나기도 했다

 

지금은 아무도 감이 떨어져도 줍지도 않고 앞발로 차면서 굴려 버린다

그만큼 시대가  문화도 바뀌고 먹거리의 다양함에 입맛이 물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냇가에서 땡감으로 물레방아 만들어 돌리며

감 삭혀 먹던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나이가 들수록 사라지지 않고

계절이 바뀔때마다 살아서 숨쉬고 있어 추억은 아! 모질다고 해야하나?

 

인생의 삶에도 땡감의 덞은 맛과 같은 맛을 본 경험들이 있을것이다

취직의 시험에 몇 번씩이나 낙방의 경험 당한 덞은 맛,

주식의 썩은 밧줄 잘못 잡았다가 낭패 본 덞은 맛,

사업의 실패로 붉은 딱지 붙은 덞은 맛, 등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덞은 맛을 푹~삭혀야만 참맛을 느낄것이다

폐배의 아픔을 겪은 자만이 성공의 자리가 귀한 줄 알아 남을 잘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신의 불같은 성격도 삭히고 삭혀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가 될 것이다 

옛 속담에 "먹지 못할 감, 찔러나 보자"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괜히 남이 잘되는 모양을 못 보는이들이 있다

그리고 훼방을 놓으며 여기서 쿡, 저기서 쿡,일을 도와주진 않고 방해만 놓는 이들도 있다

비양심적인 행동을 내려 놓아야만 한다

가정도 사회도 나라도 덞은 맛을  더욱 삭혀진 맛을 내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땡감 물레방아야 돌아라!

냇물이 바닷물 될때까지....

옹기 속의 땡감의 덞은 맛이

푹~~삭혀질 때까지.....

 

 

                                                           

 

                                                         냇물이 흘러 흘러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