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반가워! 힘내거레이~~~^O^ <사진> /작은천사

샬롬이 2016. 1. 13. 15:00

 

 

 

반가워! 힘내거레이~~~^O^ <사진>

 

 

/작은천사

 

 

 

 그저께는 전국이 꽁꽁~ 얼어 붙어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방에서도 어깨가 웅크러져 으시시...

춥다고 방에만 있자니 소화계통이 팽팽해지고...

좁은 공간에서 왔다리 갔다리 다리운동, 팔운동,

국민체조도 한다고 해봤지만 효과가 미흡하고...

꽉막힌 머리까지 시원치가 않아 콧바람(?)을

쉬는 게 상책일 것 같아 밖으로 향했다.~~~

 

푸르디 푸른 하늘에 솜털같은 구름이도

아침에는 추운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푹신한 이불 속의 솜이 되어

포근하게 잠이 들었는지도 몰랐다.

산책의 길은 멀리 가지 않고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창조주께서 만드신 자연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

마음으로 감사를 드릴 뿐이었다.~~~

 

그날따라 새들 소리는 들리지도 않아

요리조리 풀숲을 살펴 보는데 딱새 한 마리가

쪼로롱~ 감나무에 앉았다가 달아나곤 했다.

어디있나 살펴 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조금 걸어서 가자니 감나무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는 비둘기를 보았다.

주인이 남겨둔 홍시도 먹지 않고 무얼 생각할까?

렌즈를 맞추려는데 어디선가 딱! 딱! 딱!

나무를 쫏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혹...홍수를 대비한 노아할아버지의

방주를 짓는 소리가 아닐까? 꿈을 꾸는 것일까?...

방향을 바꾸어 소리나는 쪽을 보니깐 아침 햇살에 비쳐

색깔이 고운 딱다구리가 감나무의 베인 상처로

홈이 파인 옹이에다 고리같은 발가락으로 붙잡고 있었다.

몸은 바짝 감나무에 대고 집중하는 시선과

날카로운 부리로 무엇인가 공약(?)하고 있었다.

너무나 놀랍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렌즈의 줌으로

살며시 나의 곁으로 민첩하게 끌어당겨 보았다.

오! 붉은 화관을 쓰고 흰색과 검은색의 깃털로

단장한 맵시는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눈이 부셨다.

"오! 친구여! 만나서 반가워이!

 엄동설한에 먹잇감을 찾느라 고생이 많지?

 찾고 두드리면 안 열리는 것이 없다네.

 평생토록 창조주께 모든 것을 맡기며

 두 날개에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내거레이~

 그라고 자주 좀 만나줘 잉~" 

 

딱다구리는 조금 떨어진 밭두렁에서

자신을 관찰하는 두툼한 감색옷을 걸치고

눈만 내어논 나그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힐끗 한 번 눈 인사를 하는 듯 하기도 했다.

"뭘 봐유! 날 처음 봤슈..

 아.. 올해는 처음이군....

 볼에 살이 많이 올랐..살 쫌 빼유!ㅋㅋ

 날, 찍으려면 제대로 찍어슈.

 나,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우~

 아무리 제 잘난 맛에 산다지만..

 우째든간에 묵어야 사니말여.."

 

그리고는 뽀죽한 주둥이로 집중하여 무언가

파서 맛있게 꿀꺽! 삼키고 있었답니다.

좀 더 그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도둑까시들이 많이 있는 곳을 헤치며

그의 진지한 모습을 몰래카메라에 담으려 

자리 옮겼는데 눈깜박 한 사이에 어디론가

잽싸게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이구야! 쪼개만 더 함께 있어주징...

 언제 또 만날까나...그날까지 힘내서 살거레이~"

딱다구리가 집중 공약하는 것이 무엇인가 싶어

흙미끄럼을 타면서 감나무쪽으로 가서 보았다.

뚜꺼운 껍질의 호두알을 반쯤 먹다가 두고 갔었다.

어디서 물고 왔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도 겨울엔 오메가 3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사방에 눈을 부릅 뜨봐도 단백질이 충분한

벌레들을 찾을 수 없었으니 호두를 발견해서

몸의 윤활유를 보충하여 날개가 삐걱거리지 않게

잘 날아갈 수 있게 하는 지혜가 엿보이기도 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미물도 추운 계절의

역경을 헤쳐가며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을 보니깐

감탄사가 연발 나오기도 했다.

 

나그네의 촉박한 시간의 특별한 기회는

더 많은 촛점을 잡을 수가 없었지만

계획된 대로 하루의 일과을 마칠즈음,

또 그곳에 딱다구리 친구가 기다리고 있나 싶어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다.

밭두렁밑에 심겨진 감나무에 가서 살펴보니

아침시간에 딱다구리가 만찬으로 즐기던

호두는 다 먹고 갔는지 홈이 패인

감나무 옹이 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아래로 호두껍질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아마도 아무도 없을 때 다시금 

그곳을 찾아 왔다가 갔다는 것을

알아 차릴 수가 있기도 했다.항상 흔적은 남으니깐...

못내 아쉬움이 컸지만 고소한 맛에 취하여

먹다가 떨어뜨린 호두조각을 감나무에 끼워 주면서

또다시 재회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딱다구리도 뇌를 닮은 호두를 선호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사람과 똑 같아 보여 웃음이 나왔다. ㅎㅎ

"딱다구리 친구여!!!

 혼자라도 신나게 창공을 날으며  살피다가

 먹잇감이 어디 있는지 발견하는

 너의 기술이 대단해! 언제 어디서라도 

 창조주의 은혜를 잊지 말고 힘네거레이~~"

 

 

- 카메라에서 폰으로 옮겨 본 사진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