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안병욱 교수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안병욱 교수(1920-2013)

 

 

 

 

인간의 관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인생의 활용(活用)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간의 활용이다.

시간은 저축이 불가능하고 매매가 불가능하고

대차(貸借)가 불가능하다.

 

시간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시간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일도 못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흥망성쇠(興亡成衰)가 좌우되고

길흉화복(吉凶禍福)이 결정된다.

 

시간은 황금이라고 옛사람은 말했다.

그러나 시간은 황금 이상의 것이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가 없다.

천만금을 주어도 일초의 시간을 살 수가 없다.

시간은 생명이요, 생명은 시간이다.

시간을 사랑하는 것은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생명을 낭비하는 것이다.

 

시간은 생명의 핵심이요, 근간(根幹)이다.

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말라.

나의 시간, 항상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나의 시간, 광음여시(光陰如時)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달려간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시간을 생산적으로, 건설적으로,

창조적(創造的)으로 절약하고 활용하는 사람만이

인생의 대업을 성취하고 보람있는 생이를 살 수 있다.

 

인생 70년을 살면

날짜로 약 2만 5천 날이요,

시간으로 약 60만 시간이다.

그 중에서 3분의 1은 잠을 자야 한다.

우리는 잠자는데 20만 시간을 보낸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은 겨우 40만 시간밖에 안된다.

그 중에서 활동을 위하여 공부하고

준비 해야 하는 시간이 약 20만 시간이나 된다.

결국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0만 시간밖에 안된다.

 

우리는 이 20만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이냐.

한번 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

남에게 빌려줄 수도 없고 빌려쓸 수도 없는 시간,

돈으로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시간,

누구나에게나 꼭 같이 분배되어 있는 시간.

이 시간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느냐,

무의미(無意味)하게 낭비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성패(成敗)와 흥망과 화복(禍福)과

성쇠(成衰)와 영고(榮枯)가 결정된다.

 

시간에 관한 열 가지의 지혜를 강조한다.

 

독서(讀書)하는 시간을 가져라.

 정신의 세계가 넓어질 것이다.

사색(思索)의 시간을 가져라.

지혜의 샘이 솟으리라.

운동하는 시간을 가져라.

 심신(心身)이 강건(强健)해질 것이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라.

영혼의 새로운 빛과 힘이 솟으리라.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라.

행복의 문이 열리리라.

일하는 시간을 가져라.

성취의 기쁨을 느끼리라.

휴식하는 시간을 가져라.

몸과 마음의 피로를 잊으리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해(理解)의 공감(共感)의 기쁨이 솟으리라.

꿈꾸는 시간을 가져라.

미래의 계획이 설 것이다.

노래하는 시간을 가져라.

정신의 안식을 얻으리라.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한

 진(晋)나라의 자연시인(自然詩人)

도 연명(陶淵明)의 시구를 소개한다.

 

"성년부중래(盛年不重來).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급시당면려(及時當勉勵).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성년은 한창 나이요, 젊은 시절이다.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신은 새벽이다. 하루에 새벽이 다시 올 수 없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젊은 청년학생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인생의 교훈시(敎訓詩)이다.

"시난득이이실지(詩難得而易失地)."

회남자(淮男子)의 원도훈(原道訓)에 나오는 말이다.

시간은 얻기 어렵고, 잃어버리기 쉽다.

가장 낭비하기 쉬운 것이 시간이다.

한번 가버린 시간은 다시 찾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초(分秒)를 아껴야하고

촌음(寸陰)을 소중하게 활용해야 한다.

 

인생에서 시간관리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시간은 보배 중의 보배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생명처럼 아끼고 존중하고

활용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다.

 

네 시간을 사랑하여라.

그것이 네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 安秉煜신작에세이 <삶의 길목에서>-

(1988年 8月 15日 初版印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