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감동의 글

거울의 단계/베르나르 베르베르

샬롬이 2015. 12. 1. 13:48

 

 

 

 

거울의 단계

 

 

 

 

/베르나르 베르베르

 

 

 

 

아기는 첫돌 무렵에 거울의 단계라는

이상한 시기를 경험한다.

그 무렵까지 아기는 어머니와 자기 자신,

젖가슴, 젖병, 빛, 아버지, 자기 손,

장난감 등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 믿고 있다.

아기가 보기에는 큰 것과 작은 것,

앞의 것과 뒤의 것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모든 것이 하나로 되어 있고 세계와 자아가

전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러다가 갑자기 거울의 단계가 찾아온다.

첫돌 무렵이 되면, 아기는 따로서기를 하기 시작하고,

죄암질이 능숙해지며, 생리적인 욕구를

조금씩 억제할 수 있게 된다.

그 시기에 아기는 거울을 보면서

 자기가 존재한다는 것과 자기 주위에 다른 사람들과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기는 스스로를 알아보고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 이미지는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

 

아기는 거울에 비친 자기를 쓰다듬으며 입을 맞추고

목젖이 보이도록 웃을 때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얼굴을 찡그려 보이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아기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흡족하게 여기면서 자기애에 빠진다.

거울은 아기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아기는 상상 속에서 자기를 어떤 영웅과 동일시한다.

이제부터의 삶은 끊임없는 욕구 불만과 좌절의 원천이지만,

아기는 그 상상력 덕분에

삶의 어려움을 견뎌 나간다.

 

거울이나 물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아기는 그 단계를 경험한다.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세계와 자아를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을

어떤 식으로든 찾아내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거울의 단계를 경험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을 거울을 보면

다른 고양이가 있는 줄로 여기고

자꾸 뒤로 가서 그 고양이를 붙잡으려고 한다.

고양이들의 그런 행동은

나이를 먹어도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