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감동의 글

밀레투스/베르나르 베르베르

샬롬이 2015. 10. 16. 09:47

  

 

 

 

밀레투스

 

 

 

 

   기원전 6세기경

소아시아 이오니아 지방의 밀레투스에서

최초의 과학 운동이 일어났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헤라클레이토스 같은 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형상을 한 신들이 세계를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헤시오도스식의 낡은 우주 생성 이론에 반기를 들고,

자연 속에서 신적인 원리를 찾았다.

 

  탈레스에게는 물이 신이고,

아낙시메네스에게는 공기가 신이며,

아낙시만드로스에게는 무한자가 신이다.

그들의 뒤를 잇는 기원전 5세기의

또 다른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우주가 원자로 가득 차 있고 원자들 간의 우연한 충돌에서

세계와 인간이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훗날 밀레투스보다 서쪽에 있는 아테네에서

밀레투스의 과학자들에게서 배운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은 그리스 철학의 기원을 열었다.

플라톤은 대화편 가운데 하나인 <공화국>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의 본질을 깨우쳐 주기 위해

<동굴의 비유>를 제시했다.

 

  소크라테스와 제자 글라우콘이 나누는

허구적인 대화의 혐식으로 되어 있는 이 이야기에 따르면,

보통의 인간은 사슬에 묶인 채 지하 동굴에 갇혀 있는 사람들과 같다.

그들은 손발이 묶여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도 동굴 안쪽 벽만 바라보도록 고정되어 있다.

그들의 등 뒤에서는 커다란 불이 일렁거린다.

그 불빛 때문에 동굴 벽에 사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그들은 그림자를 보면서 그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한낱 허상일 뿐이다.

만약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의 결박을 풀어 주고

돌아서게 한 다음 그림자가 생기게한 물건들과 불을 보여 주면,

그는 낯선 사물들의 모습에 겁을 먹고 동굴 벽의 그림자가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어서 그를 동굴 입구로 데리고 나가 햇빛을 보게 하면,

그는 고통을 느낄 뿐만 아니라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를 계속 햇빛 속에 두면

차츰차츰 주위의 사물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마침내 모든 빛의 진정한 원천인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를 다시 지하 동굴 속으로 데려가면,

동굴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그들을 거짓과 허상에서 해방시키려고 하면,

그들은 오히려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

 

   이 대화 속의 소크라테스는

동굴에서 벗어나 햇빛을 보는 사람이

바로 철학자라고 말한다.

실제로 소크라테스는 신성을 모독하고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혐의로 기소되었고,

유죄가 확정되어 독약을 마시는 형벌을 받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