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어느 조가비의 노래/이해인

샬롬이 2015. 8. 1. 08:51

 

 

 

 

 

어느 조가비의 노래

 

 

 

 

/이해인

 

 

 

 

바다 어머니

흰 모래밭에 엎디어

모래처럼 부드러운 침묵 속에

그리움을 참고 참아

진주로 키우려고 했습니다

 

 

밤낮으로 파도에 밀려온

아픔의 세월 속에

이만큼 비워내고

이만큼 단단해진 제 모습을

자랑스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못다 이룬 꿈들

못다 한 말들 때문에

슬퍼하거나 애태우지 않으렵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니

가슴속에 고요한 섬 하나 들여놓고

조금씩 기쁨의 별을 키우라고

먼 데서도 일러주시는 푸른 어머니

 

 

비어서 더욱 출렁이는 마음에

자꾸 고여오는 넓고 깊은 사랑을

저는 어떻게 감당할까요?

 

 

이 세상 하얀 모래밭에 그 사랑을

두고두고 쏟아낼 수밖에 없는

저의 이름은 '작은 기쁨' 조가비

하늘과 바다로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흰구름' 조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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