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구
친구로서 아무 역할도 못하는 남자는
언제 적이 되어 그대를 해칠지 모른다
- E.르하레르트 -
옛날 어느 마을에 착실하게 사는 젊은이가 있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착한 그 젊은이는
어느 날 갑자기 궁전으로 출두하라는 임금님의 명령을 받았다.
'혹시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 나쁜 일을 저질러
벌을 받게 된 것은 아닐까?'
그는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그래, 나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를 불러 함께 가면
조금 안정이 될 거야, 친구들에게 부탁해 보자.'
그때, 그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다.
한 친구는 가장 소중하고 다정한 친구라 생각했고,
다른 친구는 사랑하기는 하지만,
앞의 친구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머지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어째든 혼자서 임금에게 갈 용기가 없었던 그는
친구들에게 각각 함께 가자고 물어보았다.
먼저 가장 소중하다 생각하는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임금님으로부터 궁전에 들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자네가 함께 가줄 수는 없겠니?"
"나는 그런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네."
그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한마디로 거절해 버렸다.
할 수 없이 그는 사랑하기는 하지만,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좋아, 함께 가겠네.
자네는 지금까지 어떤 나쁜 짓도 한 것이 없으니
두려워할 일이 무엇이 있겠나.
내가 자네와 함께 가서 임금님께 그 사실을 말해 주도록 하지."
세 명의 친구는 왜 그토록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일까?
처음 친구는 '재산' 과 같다.
재산은 아무리 귀중하게 생각될지라도
죽을 때에는 두고 떠나야만 한다.
두 번째 친구는 '친척'과 같다.
그들은 무덤까지는 따라가 주지만,
결국에는 그만을 남겨두고 떠나가 버린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이다.
착한 행실은 비록 평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죽은 뒤에 영원히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친구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친구가 아니고,
그렇게 안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친구다. -데모크리토스-
. 가난할 때의 벗은 참다운 벗이다. -영국 속담-
. 벗은 필요로 할 때 처음으로 알게 된다. -영국 속담-
탈무드/이향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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