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시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의 돌/옥타비오 빠스 (0) | 2014.09.16 |
---|---|
가을이 서럽지 않게/김광섭 (0) | 2014.09.11 |
고향/정지용 (0) | 2014.09.09 |
어머님을 그리며/신사임당 (0) | 2014.09.05 |
오늘 만큼은/시빌 F. 패트리지 (0) | 2014.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