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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글

알/베르나르 베르베르

샬롬이 2014. 3. 18. 23:51

 

 

 

 

 

 

 

 

 

/베르나르 베르베르

 

 

 

 

새의 알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 가운데 하나다.

먼저, 알껍데기의 얼개가 얼마나 정교한지 살펴보자.

앞 껍데기는 삼각형의 금속염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결정들의 뽀족한 끝은 알의 중심을 겨누고 있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으면 결정들이 서로 끼이고 죄이면서

알 껍질의 저항력이 한결 커진다.

 

로마네스크식 성당의 둥근 천장이나 입구를 이루는 아치처럼,

압력이 세면 셀수록 구조는 더욱 견고해지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압력이 내부로부터 올 때는

삼각형 결정들이 서로 떨어지면서 얼개 전체가 쉽게 무너진다.

이렇듯, 알 껍데기는 밖으로부터 오는 힘에 대해서는

알을 품는 어미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

안으로부터 오는 힘에 대해서는 새끼가 쉽게 깨고 나올 수 있을 만큼 약하다.

 

 새의 알은 또 다른 특장(特長)들을 보여 준다.

새의 알눈이 완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노른자 위쪽에 놓여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알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이 거꾸로 놓여도 노른자의 자리가 변하지 않게 하는

알끈이 있기 때문이다.

즉, 탄력성 있는 두 개의 끈이 노른자를 감아

알막의 양쪽 측벽에 이어 댐으로써 노른자를 매어 달고 있는 것이다.

알이 움직이는 데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 들기도 하는

이 알끈이 있기에, 알눈은 마치 오뚝이처럼 언제나

제 위치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새가 알을 낳을 때, 알은 따뜻한 어미 뱃속에서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나오게 된다.

그렇게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붙어 있던 두 알막이 서로 분리되고

그 사이에 공기 주머니가 생긴다.

그 공기 주머니는 알이 부화하는 몇 초의 짧은 시간 동안

새끼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숨을 쉼으로써 새끼는 알 껍질을 깰 수 있는 힘을 얻고

위급할 때는 삐약 소리를 내서 어미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