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베르나르 베르베르
19세기 말,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정어리 통조림 공장에는
쥐들이 우글거렸다. 그러나 그 쥐들을 없애 버릴 방도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흔히 쓰는 방법대로 고양이들을 풀어놓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될 일이었다. 고양이들은 요리조리 달아나는
쥐들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차라리 제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는
정어리들을 먹어 치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건 참에, 어떤 사람이 살아 있는 쥐의 똥구멍을
굵은 말총으로 꿰매어 버리면 쥐는 배변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계속 먹기만 하다가 결국엔 고통과 분노 때문에 미치게 된다.
그러면 그 쥐는 작은 야수와도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하여
다른 쥐들을 물어뜯고 쫓아낼 것이다.
생각은 그럴듯했으나 문제는 그 추저분한 일을
누가 맡느냐에 있었다. 다들 못하겠다고 꽁무니를 사리는데,
한 여공이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 대가로 그녀는 사장의 신임을 얻어 봉급이 인상되고 반장으로 승진하였다.
그러나 그 통조림 공장의 다른 여공들은 그녀를 의리 없는 배신자로 여겼다.
그들 중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쥐의 똥구멍을 꿰매겠다고 나서는 한,
그 혐오스런 일은 계속 되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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