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가을에게/존키츠

샬롬이 2013. 9. 4. 00:38

  

 

 

 

 

 

가을에게

 

 

 

 

/존키츠

 

 

 

 

 

1

안개와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

성숙시키는 태양과 내밀한 친구여,

태양과 공모하여 초가의 처마를 휘감은

포도 덩굴에 열매를 매달아 축복하고

이끼 낀 오두막 나무들을 사과들로 휘게 해

열매마다 속속들이 익게 하고,

조롱박을 여물게 하고, 꿀벌들을 위해

늦은 꽃들의 망울을 다시 피워 내서는

더운 날들이 끝나지 않을 거라 믿는 꿀벌들로 하여금

여름이 끈적한 벌집을 흘러넘치게 했기에

 

 

 

 

2

 

누군들 수확물 사이에서 그대를 보지 못했으랴?

이따금 찾아 나서면 누구든 발견할 수 있으리

그대는 곡물 창고 바닥에 퍼질러 앉아

키질하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나부끼고 있거나.

낫질을 하다 말고 양귀비 향기에 취해 졸린 듯

다음 이랑의 곡식이며 뒤엉킨 꽃들을 남겨 둔 체

반쯤 베어 낸 밭두렁에 깊이 잠들어 있고,

그리고 이따금 그대는 이삭 줍는 사람처럼

짐을 인 머리를 가누며 도랑 건너편을 항해 거거나,

사과 압축기 곁에서 참을성 있게

마지막 방울까지 몇 시간을 지켜보고 있으니.

 

 

 

 

3

봄의 노래는 어디에 있는가? 아, 어디에 있는가?

봄노래는 생각지 말라, 그대도 또한 그대 노래가 있으니

물결구름이 부드럽게 사라지는 낮을 꽃피워

그루터기만 남은 들판을 장밋빛으로 물들일 때,

불었다 잦아지는 하늬바람에 높게 들렸다.

낮게 처지는, 강가의 버드나무 사이에서

작은 각다귀들 서글픈 합창으로 읊조리고

다 자란 양들이 언덕배기에서 요란스레 울어 대고,

울타리 귀뚜라미들 노래하고, 지금 부드러운 고음으로

울새가 채마밭에서 휘파람을 불고,

모여든 제비들은 하늘에서 지저귀고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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