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독수리와 비둘기/괴테

샬롬이 2013. 4. 22. 22:27

 

 

 

 

 

 

 

 

독수리비둘기

 

 

 

 

 

 

/괴테

 

 

 

 

 

 

먹이를 노리고

젊은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폈다.

사냥꾼의 화살이 그를 맞추어

오른쪽 날개의 힘줄을 끊어 버렸다.

그는 어느 치자나무 숲으로 추락하여,

아픔을 곱씹었다 사흘을

고통으로 경련했다.

긴, 긴 사흘 밤을.

마침내 그를 낫게 해 주었다.

어디나 있는 향유

모든 것을 치유하는 자연이.

그는 살금살금 숲을 기어 나와

날개를 들어 본다----아,

힘줄을 절단당한 날개 ---

가당찮은 맹수의 욕구를 좇아

힘겹게 몸 쳐들어 보아도

땅바닥으로부터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는 개울가 야트막한 바위 위에

깊은 슬픔에 잠겨 쉬다가

떡갈나무를 쳐다본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자 눈물 한 방울이 그의 치켜뜬 눈을 채운다---

그때 방자하게도 치자나무 가지들 사이로

푸드득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와

내려앉아 주억거리며

개울가 황금 모래밭 너머로 걸으며

구구구 서로를 부른다.

그들이 불그스름한 구애의 눈으로 두리번 거리다

상심하고 있는 그 새를 본다.

숫비둘기가 기웃기웃

가까운 덤불로 날아와 그를 바라본다

뽐낼 수 있기에 다정하게.

수작을 건다, 슬퍼하고 있군

마음을 좋게 가져, 친구!

아늑한 행복을 가져다줄

모든 것이 여기에 있지 않은가?

한낮의 뜨거움으로부터 너를 지켜 주는

황금 가지를 기뻐할 수는 없는가?

개울가 부드러운 이끼 위에

쏟아지는 석양빛을

가슴 쳐들어 받을 수는 없는가?

꽃잎에 맺힌 신선한 이슬 사이를 거닐며

무성한 덤불숲에서

널리 성찬을 줍지 않으려는가, 은빛 개울에서

가볍게 목을 축일 수 있지 않은가.

오 친구여, 진정한 행복은 제 분수를 아는 것이니

제 분수면 어디서나 충분하다!

오 현명하구나! 독수리가 말했다. 그제야 비로소 침울하게

독수리는 더 깊이 자기 자신 속으로 침잠한다.

오 지혜여! 그대 비둘기처럼 이야기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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