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아버지의 마음/김현승

샬롬이 2012. 10. 9. 14:27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1913-1975): 조선대, 숭전대 교수,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감각적 언어로 생의 예지를 추구한 시를 많이 썼다.

대표 시로 <눈물> <가을의 기도>등이 있다.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시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수하는 아가씨/워즈워드  (0) 2012.10.12
그대가 늙었을 때/예이츠  (0) 2012.10.10
소네트 23/셰익스피어  (0) 2012.10.05
소네트 30 /세익스피어  (0) 2012.10.04
자비의 본질/셰익스피어  (0) 201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