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복숭아>
까치와 고양이
/작은천사
연분홍의 볼에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꽃복숭아가 시집온 색시마냥
수줍게 인사하며 사랑의 찬가를 부르고 있었고,
부활의 옷과 같은 흰 라일락과 신비로운 보랏빛의 라일락들의 축제가
비바람에 흩날려져 향기만 자욱하게 남아있다.
사월의 좁은 골목길에도 뽕나무의 싹이 터지고
지난 겨울 얼어서 마른잎들이 달려 있던 북쪽 지도 모양의 사철나무도
새순들을 내어 쑥쑥~ 자라서 연한 잎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
눈여겨 볼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
나의 키는 줄어들 것만 같고 허리통은 나이테만 자랑하는 중목(?)이랄까? ^^*
왠지 ...서글픔이 흰머리카락에 흩날렸다.
며칠 전에는 까치 한 마리와 고양이가 담장 위에서 곡예를 벌리고 있었다.
고양이는 무언가 물고서 갈려는데 까치가 뒤쫓아가서 빼앗으려는지...
알수 없었지만 서로 쟁탈전을 벌이는 것만 같았다.
흰색과 갈색이 약간 섞인 겁먹은 고양이와 배에 흰색의 테를 두른 까만 까치의
묘기가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커플들이지만 동행에 나선 것같은데
정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는가 싶었다.
요상해서 보는데 나를 발견하곤 황급히 모퉁이 산수유 나무 있는 쪽으로
둘이서 사라져 버렸다. 장콕토의 <비둘기> 시 구절처럼
"그 뒤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들이 친구인지... 아니면 오다가다 만나서 먹는 것을 두고 언쟁을 벌이는지..
생전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라 놀라운 자연의 이치를 알 수 없었다.
혹, 날지 못하는 눈이 귀여운 고양이를 까치가 등에 태우고
구름꽃이 핀 봄하늘로 여행 시켜 주려는지도 .....
고양이 역시 까치가 못찾는 구석마다 잘 살펴서 먹이를 구해 나누어 먹으며
광활한 하늘을 나르는 그 기분에 날카로운 발톱은 잘 깍아 두었을 것이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까치도 부리를 조심하며
언제나 똥똥한 고양이가 무거워 날개 쭉지가 뻐끈해도
더 높이 날아 하늘의 소식 듣고 전하며 신통방통한 동행길이 즐거우리라.
부부간에도 서로 어느 쪽에 속하든간에 외롭지않게 동행하는 사랑행로는
세상의 여행 중에서 가장 기쁨이며 신기함을 알아가는 비행임을
상상의 나래 속에서 새털 구름같이 펼쳐져 포근한 미소가 번진다.
샤갈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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