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등꽃나무 아래서/작은천사

샬롬이 2011. 5. 7. 07:51

 

 

<어느 봄날.. 엄마와 둘째언니의

다정하신 모습이 봄의 여신같았네라~

정원의 모란꽃앞에서..>

 

 

 

 

 

 

 

등꽃나무 아래서

 

 

 

/작은천사

 

 

 

 

  연보랏빛 등꽃이 오롱조롱 피어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한창 모란꽃이 자주빛깔로 활짝피어

어머니 같이 포근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오월 이맘때만 되면 모란꽃 곁에 보고싶은 어머니의 모습이 살포시 앉아 있어

반가운 나머지 그 꽃을 꺾어 화병에 꽂아 두면 오래가지도 않아 시들어 져서

마음만 더 허전하기만 하다.

 

   누구나 꽃을 좋아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유별나게 꽃들을 사랑해서

시장에 가시더라도 꽃파는 곳에 들려서 화분도 싸가지고 오시고

꾳나무도 싸오셔서 애지중지 길러셨다.

가족들도 자연히 꽃을 좋아해서 촌에 계신 언니집에는

마당에다 잔디를 깔아 심고 화단에는 수선화,모란꽃, 

할미꽃,등 여러 종류가 심겨져 있고 담장쪽에는 무궁화, 장미,

라일락,연산홍 석류나무,무화과나무, 포도나무,배나무,매실나무, 감나무,등등...

꽃나무들이  계절마다 자기들의 얼굴을 뽐내며 꽃을 피웠다가

열매를 멪혀 마당과  과수원을 장식해 그들과 대화하는 재미에 빠져

길 지나는 이웃들도 들러서 차를 마시며 세상사는 얘기꽃을 피운다.

 

    나의 유년시절엔 시골교회 옆에 아주 오래된 등나무가 있었다.

얼마나 굵어든지 친구들과 구불구불한 등나무 가지를 잡고 흔들면서

신나게 놀다가 어느날은 땡벌한테 쏘여서 코가 퉁퉁 부어

빨갛게 주먹코가 되어 화끈거려 혼이 나기도 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아픈것도 잊어 버리고 또 허리 굽은 등나무를 구르면서 기차놀이를 했었다.

"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푹 칙칙 푹푹 칙칙푹푹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잔다 "

그때만해도 방학을 해야만 기차를  한번 타고  도시에 사시는

큰 언니 집으로 놀려 가보니깐 아무래도 기차놀이가 제일 신이 났었다.~~~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지만 그 당시는 놀이기구가 없어서

그 등꽃나무 밑에서 친구들과 공기놀이도 하고 고무줄 놀이를 하면서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여름이면 미국의 선교사님께서 시골 작은 교회에 오셔서

예수님의 생애를 보여 주는 슬라이드와 삭개오의 그림과 뽕나무를 

꼬쟁이에 꽂아서 조그만한 무대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말씀과 꿈을 심어 주셨다.

가난한 나라에 오셔서 선교 하시면서 말도 잘 통하지 않았지만

항상 미소와 친절로 우리들을 보면 안아 주시고 먹을 것을 주셔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여름성경학교만 기다리곤 했다.

때로는 비가 내리면 막내인 나는 언니들의  꽁무니를 따라 다니며

가마니와 짚으로 방음처리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게 재미있었다.

그 영화들을 아무 의미도 모르고 봤으나 영화속의 배경음악들이 

성장한 후에야 아! 어디서 들어 봤는데..하면서 꺼내곤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가르치며 지낸다.

그만큼 어릴 때의 때 묻지 않은 그릇에 무엇을 담아 주는냐에 따라

인생의 길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다시 둘러 봐도

 이제 그 등꽃나무는 시대에 쫓겨 파헤쳐 없어졌으나 

오로지 가슴에 새겨진  사랑의 등꽃나무만이 흔들리며 기차놀이도 하고

안경을 끼신 갈색 머리의 코가 큰 미국선교사님이 떠오르곤 한다.

또한 등나무의 구불구불하게 얽킨 모양이 힘겹게 가족들을 돌보시던

부모님의 삶과 같기도 해서 등꽃이 피어 아롱지어 어울러 길가에 있는

그 곁을지나 올때면   마음이 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