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윤동주 \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 **시의 나라 2018.03.02
종달새/윤동주 종달새 /윤동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량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뒤거리길로 고기새끼 같은 나는 헤매나니, 나래와 노래가 없음인가 가슴이 답답하구나. **시의 나라 2016.03.11
十字架 /윤동주 十字架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첩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 드리우고 .. **시의 나라 201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