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길/윤동주

샬롬이 2018. 3. 2. 12:52




\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이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가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