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만남! 가을이 찾아오는 화명의 숲길을 걸었다. 무덥던 여름날에 그늘이 되어주던 그곳은 언제나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나 푸르던 잎들도 이제, 한해동안 동고동락했던 나무와 아쉬운 이별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9월이면 나무아래엔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상상화라고 부르는 꽃무릇이 붉게 피어났다. 땅에서 잎은 먼저 올라와 사라지고.... 잎을 만나지 못하는 꽃의 모습이 처량하게 보였다. 하지만 무리지어 피어난 꽃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숲길을 아름답게 장식해 주어 나그네들의 마음을 자연의 신비로움으로 행복을 안겨주었다. "사랑은 떨리는 행복이다. 이별의 시간이 될 때까지는 사랑은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