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소네트 94 /셰익스피어

샬롬이 2019. 8. 22. 14:01






소네트 94




/셰익스피어






남을 해할 힘이 있으면서도 그러지 않는 사람,

그럴 것 같으면서도 안 그러는 사람.

남을 움직이면서도 자신은 돌 같은 사람,

태연하며, 냉정하며, 유혹에 꿈뜬 사람,

그들은 하늘의 은총을 합당하게 받아서

자연의 보화를 낭비 없이 아낀다.

그들은 자기 얼굴의 주인이요, 소유자이나

못 그러는 사람들은 그들의 보화의 청지기일 뿐이다.

여름 꽃은 그 자체로서는 다만 살다가 죽을 뿐이나

여름에게는 향기로운 것이다.

그러나 그 꽃이 악한 병에 전염되면

조악한 잡초까지도 그 꽃의 가치를 능가한다.


가장 향기로운 것이 그릇된 행실로 가장 역겨워진다.

썩은 백합은 잡초보다 훨씬 냄새가 고약하다.




解 *힘이 있어도 남을 부당하게 해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인격자(자기 얼굴의 주인)이다.

그러나 못한 자는 그 외모나 지위의 주인이 못되고

 임시로 맡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피고 지는 꽃은 잘난 척하지 않으나

그 주변에 향기를 떨친다. 그러나 그 꽃이 병들어

 문들어지면 잡초보다도 못하게 된다.

시인은 아마도 외모나 지위가 훌륭했던

어떤 신사가 못난 짓을 해서

망신당하는 것을 보았던 것 같다.

혹시는 자기 애인을 빼앗은 청년 귀족의

비열한 행위를 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었다.




- 소네트 /셰익스피어/이상섭 역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