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희고 눈부신 천 한자락이/박목월

샬롬이 2017. 4. 19. 11:01






희고 눈부신 천 한자락이




/박목월


                                          

                                                         사도행전10장10절





희고도 눈부신

천 한 자락을 하늘나라에서

내게로 드리워주셨다.

물론 비몽사몽 간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을 통하여

무엇을 보여주시는 것일까

물론 미련한 우리들이

어찌 다 해아릴 수 있으랴?

희고도 눈부시는 천 자락이

눈 앞에 펄럭일 뿐

그러한

희고 눈부시는

천 자락이

북소리처럼

가슴에 울리는 음성으로

변했다.

꽹과리처럼

자즈러지게 울리는

음성으로 변했다.

하늘이 내게 베푸시는 은총

주의 사람임을 증거하는

표적을 보자.

나는 그 자리에서 타올라

재가 되었다.

할렐루야

주의 사람임을 증거하는

그 숨막히는 눈부심

천 한 자락을 하늘에서

내게로 내려 보내주셨다.

잠을 깨자

나는 주의 사람

새로 빚은

포도주 같은 피가 돌고 있었다.

할렐루야

나는 꿈 속에서 새 사람이 되었다.




- <크고 부드러운 손> /박목월 유고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