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청포도/이육사

샬롬이 2016. 7. 9. 06:41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및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북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청포: 빛깔이 푸른 옷.



이육사(1905~1944)

본명은 원록,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다.

북경대 사회과 졸업

그는 직접 투쟁에 가답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저항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의 대부분이 그가 중국과

만주 등지를 전전하던 시절에 씌여졌다.



<시의 해설>


일제 강점기의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저항시와는 달리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껏 담고 있어

저항시의 새로운 연모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의 '손님'은 개인적 기다림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민족적 갈망의 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작품에서 푸른색과 흰색의 뚜렷한 대비는

선명하고 정갈한 느낌을 전해줌은 물론,

지조 있는 선비의 풍모와 백의 민족으로

상징되는 민족적 바탕색의 조화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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