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가을날/라이너 마리아 릴케

샬롬이 2014. 11. 4. 15:30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 시계 위에 던져 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이게 해 주소서.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시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어나라/박목월  (0) 2014.11.08
가을의 기도/박목월  (0) 2014.11.06
미라보 다리/기욤 아폴리네르  (0) 2014.11.03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0) 2014.11.01
나무/엘프레드 J. 킬머  (0) 201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