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1
/카릴 지브란
술이야 언젠들 못 마시겠나.
취하지 않았다고 못 견딜 것도 없는데
술로 무너지려는 건 무슨 까닭인가.
미소 뒤에 감추어진 조소를 보았나.
가난할 수밖에 없는 분노 때문인가.
그러나 설혹 그대가 아무리 부유해져도
하루에 세 번의 식사만 허용될 뿐이네.
술인들 안 그런가.
가난한 시인과 마시든, 부자이든 야누스 같은
정치인이든 취하긴 마찬가지인데
살아남은 사람들은 술에조차 계급을 만들지.
세상살이 누구에게 탓하지 말게
바람처럼 허허롭게 가게나.
그대가 삶의 깊이를 말하려 하면,
누가 인생을 아는 척하려 하면 나는 그저 웃는다네.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죄나 선행은 물론
밤마다 바꾸어 꾸는 꿈조차 누구나 비슷하다는 걸
바람도 이미 잘 알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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