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티재 주막
- 심 성 보 -
길 잃은 동장군이 탁주 한 잔 하자 하는
비슬산 헐티재 주막 골을 차는 뻐꾸기
앙다문 삶의 깍지를 솔가지로 털어 본다
주말 발 발동이 걸려 거리를 나선 일탈
투박한 판자상에 도토리묵 두부안주
가창골 봄미나리에 버무리는 냉이나물
매운 일 차운 일 땡처리 하는 하루
시정의 주근깨가 바람따라 간 곳 없고
초색이 스미는 빙설 여울목을 예돈다
능선은 구름 좇아 실실이 졸고지고
허공은 두근두근 청보리 윤이 난다
어느새 산벚꽃 피고 발 행구는 까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