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감동의 글

생명은 한 방울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이다/빙신(氷心)

샬롬이 2011. 5. 27. 13:59

 

 

 

 

 

   생명 한 방울의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이다

 

 

/중국>>빙신(氷心)

 

 

 

내가 감히 `생명은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생명이 무엇과 비슷한지는 알고 있다.

   생명은 따스한 봄날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비슷하다.

겨울 산의 눈과 얼음이 봄 햇살에 놀아 흘러 내려간다.

도중에 여러 갈래의 물줄기를 만나 큰 강이 되고 큰 파도를 삼키며 아래로 아래로

세차게 흘러간다. 때로는 구불구불 천천히 흐르기도 하고 때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통과하기도 하면서 물은 모래먼지와 작은 돌을 품고 용맹하게 흘러간다.

물은 도중에 만나는 모든 상황을 신나게 즐긴다.

낭떠러지를 만나 흥분하기도 하고, 포효하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이미 지난간 길을 배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다시 길을 재촉한다.

높은 절벽에 부딪히더라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천 리를 흘러간다.

작은 평야를 지나면서 꽃밭도 구경하고 바위틈을 뚫고 나온 빨간 꽃도 바라본다.

그러면서 조용히 노래를 부르며 낭만적인 여행을 계속한다.

그러다 다시 천둥번개와 폭풍우를 만나 깜작 놀라기도 한다.

거센 비바람 때문에 어지럽고 혼란스럽지만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면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저녁놀과 초승달을 보면서 편안하게 잠들고 싶지만 결코 멈출 수는 없다.

내면에서 솟구치는 힘이 다시 그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재촉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강물은 바다를 만난다. 아! 길고 긴 여행이 끝났다.

강물은 바다를 보며 숨을 죽인다. 바다는 광활하고 위대하다.

바다는 눈부시게 환하면서 칠흑같이 어둡다. 바다는 조횽히 거대한 손을 내밀어

강물을 가슴에 품는다. 강물이 바다와 한 몸이 된다.

그러나 강물은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언젠가 강물은 다시 세찬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비가 되어 혹 담에 떨어지고 바위를 뚫고 나온

꽃을 만날 것이다.  어째거나 나는 감히 생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다.

삶은 변화무쌍하니까 말이다.

  생명은 한 그루의 작은 나무와도 비슷하다.

나무는 겨울 동안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땅속에서 새싹이 움트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봄날의 촉촉한 땅을 뚫고 용감하게 솟아나온다.

나무는 들판에서도, 바위에서도, 성벽에서도 자라난다.

나무는 언제든지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

나무는 잎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햇빛을 받는다.

비가 오면 노래를 부르고 바람이 불면 춤을 춘다. 어린나무는 큰 나무 덕에

그늘도 제공받고 양분도 얻는다. 나무는 자신의 잎을 떨어뜨리고 가지를 부러뜨리며

제 살을 깎아내는 전쟁을 치르고 나서 성장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선 채 계속해서 성장한다.

  봄이 되면 나무는 꽃을 피운다. 나비가 날아오고 새들도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를 한다.

나무는 꾀꼬리와 두견새의 노랫소리는 물론이고 부엉이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나무는 이제 중년에 접어든다. 나무의 무성한 잎들이 키 작은 꽃과 풀을 감싸준다.

나무는 열매를 맺어 감미로운 향기를 내뿜는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단풍이 들고,

가을 햇살을 받은 나무는 다시 찬란히 빛난다.

가을 나무는 꽃을 피웠던 자신감도, 열매를 맺었던 즐거움도 아닌 성공한 다음에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세찬 겨울바람이 몰아닥치면  나뭇잎은 누렇게 변하고 나뭇가지도 바싹 말라버린다.

떨어진 나뭇잎은 힘없이 공중을 떠다니다 땅바닥에 떨어져 신음한다.

드넓은 땅은 팔을 뻗어 나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나무와 땅은 하나가 된다.

하지만 나무는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땅으로 돌아간 나무는 언젠가 다시 흙 속에서

싹을 틔우고 한 그루의 나무로 자라날 것이다. 다시 무성한 숲에서 꾀꼬리의

노랫소리를 들을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감히 생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다. 삶은 변화무쌍하니까 말이다

  우주는 하나의 큰 생명체이다. 사람은 거대한 우주 안에서 숨을 쉬면서 살아간다.

강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나뭇잎이 떨어져 뿌리가 된다.

인간 역시 거대한 우주 속의 물과 나뭇잎처럼 더없이 작은 존재다.

하지만 물방울과 나뭇잎이 모여 이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 내고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모든 씨앗이 나무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다로 흘러들어가지 못한 물은 호수가 되기도 하고

나무로  자라지 못한 씨앗은 빈껍데기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우리의 삶은 영원히 즐겁지도, 그렇다고 영원히 고통스럽지도 않다.

즐거움과 고통은 언제나 함께 자라난다.

물줄기도 고통의 기슭과 즐거움의 기슭 사이를 흐르며, 나무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무쌍한 사계절을 견뎌내야 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쁨의 순간에만 삶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깨닫고, 기쁨 속에서나 고통 속에서나

언제나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