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소네트 5 . 6 /셰익스피어/피천득 옮김

샬롬이 2020. 1. 16. 08:20





소네트 5 . 6



/셰익스피어




5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 '시간'은,

바로 그 모습에 대하여 폭군(暴君)의 역할을 하여,

뛰어난 미를 불미(不美)스럽게 만들도다.

부단히 흐르는 시간은 여름을

무서운 겨울로 이끌고 가서는 그를 소멸시키며,

수액(樹液)은 서리를 맞고 생생한 잎새들을 사라져,

미는 눈에 덮여 모든 곳은 황량하여라.

그때 만약 여름의 증류물(蒸溜物)인 그 액체의 포로가

유리병 속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미의 소산(所産)도 미와 같이 빼앗기고,

미도 그 미의 기억도 잃어버리리라.

그러나 증류가 되면 겨울이 온다더라도,

꽃은 그 형체 잃지만 본질은 영원히 향기로우리라.



6


그러니 엄동(嚴冬)에 거친 손으로

그대의 여름을 상하지 못하게 하라. 그대 증류되기 전에.

한 고운 병을 만들어 거기에 미의 보배를 저장하라,

그것이 자멸(自滅)되기 전에.

이런 활용은 금제된 고리업(高利業)이 아니고,

즐거이 빚지고 갚는 자에 행복을 주도다.

또 하나의 그대를 양육함은 그대 자신을 위함이라.

하나에서 열이 되던 세상은 열 곱 더 행복하게 되고,

그 열 배가 열 번 다시 그대를 재생하면

지금 그대보다 열 곱 더 행복하리라.

죽음인들 제 어찌하리?

후손 속에 그대를 남기고 떠나간다면.

고집을 부리지 말라, 그대는 너무도 아름답도다.

죽음에 정복되고, 벌레들을 후계자로 만들기에는.




- 셰익스피어 소네트 詩集/피천득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