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염소농장의 사랑 이야기(2)<동영상및 사진>

샬롬이 2018. 11. 29. 01:36






염소농장의 사랑이야기(2)




새들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느티나무를 지나

한참이나 두리번 거리다가 내 귀를 의심하며

염소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는데

 사방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고

건너편 대추밭에 일하시는 할아버지께

뛰어가서 여쭤 보았다.

"할아버지! 혹시나 이 근처에

염소농장이 있심니꺼?"

"와카능교..내 따라 와 보소"

"그냥 염소울음소리가 나서 보고싶었어에~"

마침 할아버지께서 콩깎지를 메고

대추밭 사잇길을 걸어 가셨다.

조금 떨어진 곳에선 할머니께서

콩타작한 콩들을 고르고 계시기도 했다.


대추밭 안에는 감나무도 있고

채소들도 심겨져 있는데 모퉁이에

철조망을 쳐놓은 조그만한 염소농장이 있었다.

주인 할아버지께서 감잎과 콩깍지를 주니

열마리의 염소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얼굴을 맞대고 서로 많이 먹으려고

머리를 박기도 하며 야단들이었다.

그런데 한쪽 기둥에 두 마리 새끼들은

먹이도 먹지 않고 힘이 없어 보였다.


할아버지께서도 염소를 장에 내다

팔려고 기르는 것이 아니라

염소들의 배설물로 비료대신 퇴비를 만들어 

밭을  윤택하게 가꾸시려 한다고 하셨다.

염소들도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무엇이든 잘 먹고 싸고하면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 덩치가 제일 큰 아빠 염소는

열두 가족들의 교통정리를 하느라

눈빛이 날카롭게 번쩍이다가도

아기염소들만 보면 사무치는

정이 넘치는 것만 같았다.(혼자 생각^^)


아기염소의 엄마는 누군지

똑같이 생겨서 알 수 없었지만

모두들 아기염소들을 보호하며 

몰려 다니다가도 멈추어 서서 바라보기도 했다.

아기염소들도 자기 나름대로 먹이를 찾느라

뚫린 철조망 사이에 머리를 넣어 감잎을

눈을 말똥거리며 주어 먹느라 힘을 내고 있었다.

"형아! 나 좀 잡아 줘! 다치지 않게.."

"구멍으로 밖에 있는 것 자꾸 탐내다간

큰일 난데...나눠 묵자 안카나 마!"

쌍둥이 같은 아기염소들은 어른들의

뿔로 서로 쌈박질하는 모양새가 진절머리 났는지

자꾸만 탈출하려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사랑이 없고 다툼만 있는 곳에는

한시라도 편안할 날이 없다.

오늘날 사람이든 동물이든 먹는 것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이 가지려는 자들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콩 한쪽이라도 나누던 시절의 정은 간곳 없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비며 갈피를 못 잡는다.



아! 그런데...

염소농장의 주인 할아버지께서는 달랐다.

처음보는 길가던 나그네에게 단감가지를

꺾어 주시며 사랑을 베풀어 주셨다.

"이거 가지고 가서 걸어 두소!"

"아이구! 너무 고맙심더..."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친절함에

가슴이 찡하며 훈훈함을 느끼었다. 


할아버지께서 콩타작 하시려 가신 후에도

염소들과 눈을 맞추며감잎을 먹이기도 하고

관찰하며 옛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그 옛날....우리의 친정가족들이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염소들을 먹이며 함께 웃고

서로를 다독이며 사랑으로 똘똘 뭉처

주를 믿는 신앙의 힘으로 살았음을 생각한다. 


오늘따라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며

나의 사랑 동계님의 어린시절를 추억하는

<흑염소>시조를 읊으보련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애타는 심정으로...



<흑염소>



/童溪. 심성보



두 눈에 도는 구름

말뚝줄이 가려워라


산수유꽃 마시고는

참한 울음 울고 있다


풀 뜯고 누워있으면

아이들의 당나귀.




-<풋콩> 시조집-




- 염소의 울음소리에 

옛시절을 떠올리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