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우리글 한글/김후란

샬롬이 2017. 10. 9. 10:51






우리글 한글





/김후란





보라, 우리는

우리의 넋이 담긴

도타운 글자를 가졌다.



역사의 물결 위에

나의 가슴에

너는 이렇듯 살아 꿈틀거려

꺼지지 않는 불길로 살고

영원히 살아 남는다



조국의 이름으로 너를 부르며

우리의 말과 마음을 적으니

어느 땅

어느 가지에도

제 빛깔 꽃을 피우고

아람찬 열매를 남긴다



우리글 한글

자랑스런 자산



너 있으므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쓰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쓰고



하늘과 땅과 물과 풀은

하늘과 땅과 물과 풀로

떳떳이 쓰고, 읽고, 남길 수 있으니

이 아니 좋으랴

이 아니 좋으랴



비둘기 오리 개나리 미나리

붕어 숭어 여우 호랑이

우리말로 부르고 적고 배우니

그 아니 좋으랴

그 아니 좋으랴



사랑하는 얘기도 마찬가지리

서로를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정을

마주보고 말하듯 가슴에 담긴 대로

꾸밈 없이 아름다이

전하고 간직하라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게

중국 한자

이 문자 들여다가

삼국시대부터 써 왔었다

우리말을 한자로 억지 표기하던

이두 문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내 것과는 멀어라

읽고 쓰고 표현하고 전하기

진정 까다롭고 힘겨웠니라



우리글 한글

고마우서라 세종



침침한눈과 귀

안개를 거두고

우리만의 진솔옷 떨쳐 입고

바르게 서서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쓰고

바르게 읽으며

우리의 얼을 지키고 가꾸니

의연하여라 솟구치는 힘



배움과 쓰임이

한길 사랑으로 이어지도록

우리는 우리글로 할 말을 적는다

역사의 유장한

흐름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