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작은 베들레헴에 불이 커진다/박목월

샬롬이 2015. 12. 21. 18:26

 

 

 

 

작은 베들레헴에 불이 커진다

 

 

 

/박목월

 

 

 

 

높은 곳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가늘고 순결한 것으로

세상은 충만하다.

 

이 은혜로운

눈발 속에서

촛불이 켜진다.

 

지구의 구석 구석마다

전(全) 나뭇가지에

인류의 심령 속에

불빛은

할렐루야를 외친다.

 

참으로 오늘 밤

가난한 자는 가난한대로

작은 촛불을 밝히고

족한 자는 족한대로

굵은 촛대에 불을 물리고

할렐루야를 부른다.

 

당신이 대속해 주심으로

하늘나라의 문은 열리고

우리들은

마지막 부를 수 있는

이름을 가졌다.

주여

주여

주여

눈발 속에서

천사의 합창이 울리고

따끝까지

평화가 깃든다.

 

누구나

가난한 마음으로

누구나

조용한 마음으로

누구나

평화로운 마음으로

저마다의 심령에

불을 밝힌다.

 

높은 곳에서

눈은 내리고

가늘고 순결한 것으로

세상은 충만하다.

 

지구의 구석구석마다

촛불이 켜지고

따끝까지

평화가 깃드는

천상의 영광, 지상의 평화

구름 위에서는

별이 빛나고

작은 베들레헴에

불이 켜진다.

 

 

- 박목월 유고시집 <크고 부드러운 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