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잠언(1)/괴테

샬롬이 2014. 6. 3. 13:03

 

 

 

 

 

 

잠언(1)

 

 

 

/괴테

 

 

 

 

1

 

얼마 안 되는 시간에

신은 옳은 것을 찾아내었다.

 2

근원적 자연의

드넓은 오색 벌판을 나는 거닌다

내가 몸을 씻는 아름다운 샘 하나

전통이다. 은총이다.

3

어떻게? 언제? 그리고 어디서?-신들은 언제까지고 말이 없다!

그대 <이렇기 때문에>에 머물지 <무엇 하러>는 묻지 말라1)

4

무한히 활보하려거든

다만 유한 안에서 온 사방으로 가라.

5

그대 전체에서 힘을 얻고자 한다면

가장 작은 것 가운데서 전체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6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모태로부터

많은 것이 밖으로 나오려 한다

하지만 작은 것이야말로 커야 하니

꼼지락거리고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7

저기, 물줄기가 둘로 갈라지는 곳

맨 먼저 생명 있는 것이 나온다.2)

8

하여 물이 펼쳐지면

곧바로 생명 있는 형상이 이루어지리

거기 동물들이 뒤척이고, 그러다 말라 벌판이 되고,

나뭇가지들을 돋으라 밀어낸다.

9

투명하게 저토록 맑아 보이는 공기

그 가슴에 강철과 돌3)을 지니고 있다

점화되어 서로 만나

금속과 돌은 비로 내릴 것이다.

10

그도 그럴 것이 불길이 사로잡아 활활 태우는 것은

더 이상 흉한 모습, 세상 짐으로 남지 않는다.

증발되어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서둘러 오를 것이다, 월내 그 시초가 있던 곳으로.

11

그리하여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땅이 원래 그 근원을 만들어 준 곳으로

우리 또한 그같이 단련되었다

한 번은 굳어지고, 한 번은 휘발되고.4)

12

하여 모든 원소들을 거쳐,

물, 공기, 물, 흙을 거쳐 달려 본 사람

마침내 확신하게 되리

자신은 그것들과 같은 본질은 아니라고.

13

"왜 나침판의 침5)은 북쪽을 향하려고 하는가?"

자기 자신을 찾는 것, 그것이 침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14

마지막 안식은 느껴진다. 오직

극과 극이 맞닿은 순간.

15

그러니 신에게 감사하라. 그대들 시간의 아들들6) 이여

신이 양극을 영원히 갈라놓은 것을.

16

"자석의 비밀, 그것을 설명해 다오!"

사랑과 미움보다 크진 않은 비밀이지.

17

"우린 널 잘 알고 있다. 너, 악당아!

너는 익살만 떨고 있는데

하지만 우리는 눈앞이

단단히 가려져 있다."

 

너희는 틀린 자취를 뒤쫓고 있다

우리가 농담한다고 생각하진 말라

자연의 알맹이는

마음속 사람 아닌가?

18

 

<최후 권고>

그리하여 내 마지막으로 말하노라

자연에는 알맹이도 껍데기도 없다

그대 자신을 다만 한껏 시험하라,

그대가 알맹이든 껍데기든!

 

 

1) 계몽주의와 편협해진 기독교의 목적론적 세계관에 맞서는 구절.

에컨만의 <괴테와의 대화> 1827년 4월 11일자의

대화에서는 같은 생각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모든 피조물은 그 자체로써 존재하며,

이르테면 칸트의 '코르크나무는 우리들이 병을 코르크 마개로 막으라고

 자라난 것이 아니다.'는 견해는 나의 생각과 같다."

이하 3~16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2) 유기적 생명이 물에서 비롯했다는 생각은

<파우스트> 2부의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및

시 <세계영혼(Weltseele)에도 담겨 있다.

3) 강철과 돌은 불을 일으키며, 공기는 전기와 뇌우 현상에 의하여 불을 품고 있다.

괴테는 유성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당시에는 유성을 뇌우 시에

수증기에서 형성 농축된 것으로 본 이탈리아 학자 솔다니의 이론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괴테는 유성을 "공중에서 태어난 본질"로 불렀다.

4) 자연 전체 그리고 인간의 삶을 심장 운동 현상에 빗대어

수축(Systole)과 이완(Diastole) 작용을 표현한 구절이다.

5) 자석은 괴테에게서 분명하게 해명된 하나의 원(原) 현상으로,

그로써 굳이 말도 이름도 찾을 필요도 없는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한 상징으로 간주되었다.

13~16은 서로 연결된 글이다.

6) 시간에 매인 존재를 가르킨다.

<색채론>의 교육학적 부분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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