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심성보
휘영청 높이 뜬 달
시리도록 푸르른 별
소슬소슬 부는 바람
갈대는 바이올린을 켠다
밤새도록 슬픈 곡조를 연주한다
눈물로 연주한다
마침내 달도 자리를 뜬다
별도 되돌아 간다
바람도 간 곳이 없다
슬픈 곡조도 멈추고
갈대는 외로이 선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
잠든 물새 깨워
노래를 청한다
즐거운 노래를 부르게 한다
갈대도 울다 말고 기쁜 마음 되어
물새 노래에 박수를 보낸다
- 2003년의 <마음의 강물>시집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