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댓글(1)

그날이 오면/ 심 훈

샬롬이 2010. 8. 16. 09:39

 

 

 

 

그날이 오면

 

 

 

 

 

 /심 훈(1901.9.12 ~1936.9.16):소설가.시인. 영화인.

소설"상록수"로유명함.본관:청송. 본명:대섭.아명:삼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우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시의 댓글(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자가/윤동주  (0) 2010.08.21
하루살이와 개구리/유안진  (0) 2010.08.18
꼭 필요한 당신 2 /조재형  (0) 2010.08.14
길 /윤동주  (0) 2010.08.13
행복/유치환  (0) 2010.08.12